한국이 새로운 무인(無人)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최근 길거리 곳곳에서 직원의 도움 없이 고객이 스스로 상품을 고르고, 결제하는 점포를 쉽게 만나볼 수 있는데요. 첨단 기술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해 ‘스마트 상점’으로도 불리는 무인점포는 주요 상권 곳곳에 들어서며 소비자와 운영자 모두에게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무인화가 주목받는 이유와 산업계가 맞이한 변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무인점포의 등장까지 새롭게 등장한 트렌드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비대면의 일상화로 전성기를 맞은 무인 시장

 

편리한 접근성 등 다양한 장점으로 주목받는 무인점포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무인 시장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소방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에는 약 6,323개의 무인점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그중 아이스크림 판매점약 31.8%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세탁소 31.2%, 스터디카페 15.2%, 사진관 11.1%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러한 무인점포의 다양화는 비대면의 일상화를 보여주는 증거기도 한데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대면보다 비대면 상황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늘어난 것입니다. 여기에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즉 비대면 소통을 선호하는 잘파세대의 소비 심리까지 더해져 무인화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무인점포 이용률 또한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무려 91%가 무인점포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는데요. 특히, 60세 이상에서도 83%가 이용해 본 적 있다고 답한 점도 눈에 띕니다. 무인점포를 이용한 이유로는 시간대와 상관없이 이용할 수 있고, 가까운 데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자가 많았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사항과 정부의 디지털 혁신 및 전환 정책에 맞춰 국내 무인 시장은 지금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무인화 열풍은 어디까지?

 

  • 사람 대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무인 시스템

  • 사람 대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무인 시스템

  • 사람 대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무인 시스템 (*출처 : 체카 공식 홈페이지)

사람 대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무인 시스템 (*출처 : 체카 공식 홈페이지)

 

무인 기술은 여러 산업에 도입되어 사람 대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배송 산업을 들 수 있는데요. 국내 몇몇 규제 특구 지역이나 미국, 중국 등 주요 글로벌 국가에서는 음식을 시키면 먼 거리는 드론이, 가까운 거리는 로봇이 전하는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3월엔 KT가 세계 최초로 온·습도 조절 기능인 콜드체인을 적용한 배송 로봇을 선보여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광산 현장도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접목한 ‘스마트 마이닝’이 도입되면서 획기적인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작업자가 현장에 상주하지 않아도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광물 수요에 따른 최적의 공급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주어 작업의 생산성과 효율성 모두 증대됐는데요. 뿐만 아니라 발파처럼 위험한 작업은 시스템이 대신 수행하기 때문에 현장 안전성도 제고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의 무인화로 인해 자판기 시장도 다시금 활기를 띠는 요즘입니다. ‘커피’로 대표되던 자판기는 최근 고기, 도서, 의약품 등 이전까지 자판기에서 볼 수 없던 상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요. 경기도 수원에는 자동차 자판기까지 등장해 소비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자판기에서 콜라를 뽑듯 손쉽게 자동차를 “뽑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곳곳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하는 이색 무인점포 3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무인 편집숍 (*출처 : 언커먼스토어 네이버지도 / 현대백화점그룹 공식 홈페이지)

 

무인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이색 무인점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무인(無人)이 지닌 장점을 살려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세 곳을 소개합니다.

 

국내 최초의 자동결제 매장인 ‘언커먼스토어’는 패션잡화, 생활용품, 식음료 등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무인 편집숍입니다. 이곳에선 방문객이 입장 전 앱에 등록한 카드를 통해 대금이 자동으로 결제되는데요. 상품 구매 시, 줄을 서거나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이 없어 쾌적한 쇼핑이 가능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미래를 가늠케 한 이곳은 작년 3월 기준 누적 방문객이 1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그중 85%가 30대 이하 고객일 정도로 젊은 층에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최고심’과 ‘망그러진 곰’ 등 핫한 캐릭터들과의 팝업 스토어도 주기적으로 선보이고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나’만의 속도로 클래스를 수강할 수 있는 무인 공방 (*출처 : 무인공방 공식 인스타그램)

 

강사 없이 원데이 클래스를 들을 수 있는 공방도 등장했습니다.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무인공방’이 그 주인공인데요. 이곳은 온라인 동영상을 활용해 클래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나’만의 속도로 클래스를 수강할 수 있습니다. 강사와의 소통이 주가 되는 일반 공방과 달리, ‘무인공방’은 일행과 자유롭게 감상을 나눌 수 있어 이색 데이트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연말, 소중한 사람과 방문해 둘만의 특별한 추억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요?

 

24시간 영업으로 언제나 예쁜 꽃을 만날 수 있는 무인 꽃집 (*출처 : 텁 공식 인스타그램)

 

상수역 인근에 자리한 ‘텁(tub)’은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으로 언제나 예쁜 꽃을 만나볼 수 있는 무인 꽃집입니다. 매장 이용객은 꽃밭처럼 연출된 매대에서 종류와 갯수 상관없이 원하는 꽃을 골라 실버백에 담으면 되는데요. 별도로 후크를 판매해 꽃을 가방이나 옷에 걸어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 가능케 한 점이 특징입니다. 매장 내부는 실버 톤으로 꾸며져 있어 전시 공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옵니다. 꽃을 고르고, 포장하는 순간마저도 ‘인생샷’이 되는 이곳에서 오늘을 함께할 향기로운 꽃을 만나보세요.

 
 

최근에는 무인점포가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어 화제입니다. 이용객끼리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상태에서 쪽지와 댓글을 남겨 소통하는 문화가 탄생한 것인데요. 인생에 대한 조언과 위로, 꿀팁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며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비대면이 일상에 스며들어도 타인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는 우리들의 본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