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 맛있게 즐기는 먹거리인 빵의 식감을 떠올리면 ‘폭신하다‘, ‘부드럽다’는 느낌이 먼저 생각나는데요. 이런 식감이 만들어질 수 있는 이유가 부풀어 있는 빵의 형태 때문이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작은 크기의 밀가루 반죽을 오븐에 구우면, 부풀어 오른 빵의 형태가 완성되는데요. 과연 빵을 부풀게 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일상에서 한 번쯤 궁금했지만, 이유는 몰랐던 정보를 SPC 임직원이 직접 알려주는 ‘먹과사전’이 이번에는 빵이 부푸는 원리에 대해 집중 탐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양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 폭신하고 맛있는 빵의 비밀을 지금부터 알아볼까요?
빵이 부풀어 오르는 원리는?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21년에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에 합류한 이승호 상무입니다. 현재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세계 최고의 베이커리 연구소로 발전시키기 위해 관련 분야의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제빵과 제과의 차이는 무엇이며, 제빵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요?
제빵과 제과는 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요. 제빵은 효모를 사용해 발효 과정을 거쳐 반죽을 굽는 작업을 뜻하고, 제과는 쿠키, 타르트 등 발효 과정 없이 반죽을 굽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제빵의 가장 큰 특징은 효모의 사용입니다.
Q. 빵은 어떤 원리로 부풀게 되나요?
반죽 과정에서 밀가루에 존재하는 단백질은 글루텐을 형성하고, 전분은 발효성 당분으로 분해되는 과정이 일어납니다.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 등의 미생물은 이렇게 생성된 발효성 당분을 이용하여 다양한 풍미 성분을 만들고 이산화탄소(CO2)를 생산하는데, 반죽의 글루텐이 이러한 풍미 성분과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빵이 부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즐겨 먹는 빵의 풍미도 생성되는데요. 빵의 “4대 원료”라고 불리는 밀가루, 효모, 소금, 물 등 4가지의 원료만으로도 바게뜨와 같은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들 원료가 혼합되고 반죽이 형성되는 동안 수많은 생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며, 원료의 혼합부터 빵이 구워져 나오는 모든 과정에서 풍미, 즉 맛과 향이 생성됩니다. 특히 발효된 반죽을 굽는 과정(베이킹)에서는 음식의 조리 과정 중 색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특별한 풍미가 나타나는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 일어나면서 빵의 풍미가 완성됩니다.
Q. 빵에서 발효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빵 발효의 주체는 바로 “효모”입니다. 제빵효모는 제빵에서 이산화탄소를 생성하기 때문에 빵을 부풀게 만들어 폭신한 식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풍미를 생성해 빵의 기호성을 향상시키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자동차의 심장을 엔진이라고 한다면, 바로 빵의 심장은 바로 제빵효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토종효모란 무엇이며, 토종효모 개발이 지니는 산업적인 의의는 무엇일까요?
19세기 중반, 제빵효모의 순수 배양과 대량 생산 체계에 따라 제빵 산업이 크게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제빵효모의 생산이 주로 글로벌 업체에서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효모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빵의 품질이 획일화되었습니다.
SPC는 제빵에 있어 발효의 주체인 제빵효모의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2005년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그 후 11년간 전국 각지의 자연 및 식품소재에서 1만여 종의 토종 미생물을 채취하고 분석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한국의 전통 누룩에서 우리만의 토종 효모 개발에 성공했는데요. 국가적 차원에서도 발효 기술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효모에 대한 연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토종효모를 사용해 빵을 만들면 어떤 점이 좋은가요?
글로벌 효모 공급업체의 제빵효모의 개발은 “생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SPC의 토종 효모는 “품질향상”을 최우선 하였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별성을 갖고 있는데요. 이로써 제품의 풍미 극대화, 노화 지연 등 품질을 향상하는 효과를 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수입 종균에 지출된 외화 절감 효과도 가져오게 되었습니다.
섬세하면서도 다양한 매력을 지닌 빵이 궁금해?
Q. 위와 같은 유머도 많은 공감을 받고 있는데요. 제빵이 섬세한 분야라는 것에 동의하시나요?
제빵이 섬세한 분야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빵의 제조공정에서는 수많은 생화학적 반응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제빵 공정을 100%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고려하여 제빵공정에 반영하는 것이 저희 SPC 연구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인기 만점 겉바속촉 빵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어느새 “겉바속촉”이라는 특성이 인기 있는 음식의 필수조건이 된 것 같은데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 고소한 풍미가 있는 유럽 빵 계열의 제품들이 대표적인 겉바속촉 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겉바속촉 빵”을 만드는 데 있어 사용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먼저 빵을 굽는 과정에서 고온에서 스팀을 분사하면 빵의 외피(Crust)가 매우 신속하게 형성됩니다. 이렇게 제조된 빵의 크러스트는 매우 얇아 바삭한 특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빵의 크러스트가 내부 수분의 증발을 최소화하여 촉촉한 식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밀가루의 전분과 따뜻한 물이 섞이면서 풀 형태가 되는 호화 과정을 미리 거친 뒤, 배합에 사용하는 “탕종법”을 사용하면 더 많은 수분을 보유할 수 있으므로 촉촉한 빵을 만들 수 있습니다.
Q. 빵을 건강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나요?
빵을 건강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는 곡물을 활용한 통곡물 식빵이나 사워도우 빵을 선택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상미종의 경우에는 장시간의 효모와 유산균의 협력 발효, 숙성 작용으로 풍미와 식감이 우수하며, 건강에 유익한 대사물질이 풍부해 “건강한 빵”을 만드는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사워도우 빵 위에 스프레드나 토핑을 얹으면 한 끼 식사나 간식용으로 건강하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제빵 산업 기술의 중심에 위치한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
Q.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 꼽는다면 무엇일까요?
고품질의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초연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빵의 품질(맛, 식감, 영양가치)은 빵이 생산되는 모든 과정(원료, 발효 공정, 베이킹 등)에서 영향을 받는데요. 대량생산체계에서 일정하게 고품질의 빵을 생산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제품의 공정과 상호작용을 모두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합니다.
Q. 앞으로 우리나라와 SPC의 제빵과 효모, 그리고 발효 산업의 발전 가능성은 어떤가요?
미래의 식품 산업은 디지털, 생명공학, 의학 등 모든 학문이 융합되어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하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식품 및 제빵 산업 발전에 새로운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앞으로도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SPC는 독자적인 기술 확보의 중요성이 커짐을 인지하고,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을 통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요. 토종 효모 및 발효종의 개발로부터 독자적 기술확보의 길을 성공적으로 걸어온 것을 밑바탕으로 삼아, 앞으로 이를 더욱 개량하고 발전시키는 데 매진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빵을 구우면 부푸는 이유와 그 원리에 대해 상세하게 알아봤는데요. 맛있는 빵 하나가 탄생하기까지 다양한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SPC는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와 함께 토종 효모 및 발효종의 개발은 물론 독자적인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다음에 이어질 먹과사전 제6화도 더욱 재미있고 풍성한 이야기로 찾아올 예정이며, 꾸준한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