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상반기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 한국을 뒤흔든 최고의 메가 히트 상품을 꼽으라면 단연코 ‘포켓몬빵’이라고 확언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만큼 포켓몬빵의 화제성과 파급력은 실로 어마어마한데요. 오래전 추억으로만 간직할 뻔했던 포켓몬빵이 세상에 다시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돌아온 포켓몬빵을 기획한 SPC삼립 베이커리 마케팅팀의 윤민석 과장을 만나, 여러분이 궁금해하셨던 부분들에 대해 속속들이 들어봤습니다.
포켓몬빵은 어떻게 재탄생했을까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SPC삼립 베이커리 마케팅팀 케이크·디저트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민석 과장입니다. 입사 8년 차로 마케팅팀에서 일한 지는 4년 정도 되었습니다.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인 ‘미각제빵소’를 기획해 론칭한 바 있고, 최근에는 포켓몬빵 재출시 아이디어를 기획했습니다. 현재 포켓몬빵 제품 운영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Q. 포켓몬빵 재출시를 기획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전부터 재출시를 요구하는 고객분들이 꽤 많았어요. 그렇다 보니,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것보다는 ‘추억 소환’이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가는 것이 저희의 핵심 전략이었습니다. 예컨대,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이나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은 과거에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인 만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이전의 패키지와 거의 유사한 디자인으로 제작했습니다. ‘추억을 상기시키면서도 세련되게!’라는 톤앤매너를 유지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죠.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띠부씰도 추억을 소환할 수 있도록 기획했는데요. 현재까지 나온 포켓몬 가운데 최초시리즈인 관동지방의 포켓몬들을 띠부씰에 담아냈습니다. 이처럼 고객들의 추억이 제대로 소환될 수 있도록 하는 데 가장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Q. 과장님에게도 포켓몬빵에 관한 추억이 있으신가요?
그럼요. 저는 당시 중학생이었는데, 집이 학교와 멀어서 자취를 했어요.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던 저에게 고오스 케익과 로켓단 초코롤은 주식과도 같았죠. 자주 사 먹곤 했던 추억이 있어서, 이번에 제품을 기획할 때도 그 당시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연구원들과 함께 배합비를 수없이 바꿔가며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최종 배합으로 만든 시제품을 먹자마자, 추억 속 그 맛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Q. 포켓몬빵의 인기가 엄청난데요. 이처럼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된 요인은 무엇일까요?
저희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중요하게 생각한 ‘추억 소환’이라는 콘셉트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된 것 같아요. 지금은 소비자층이 다양해졌지만, 출시 초기에만 해도 90년대 말에 청소년기를 거쳐온 MZ세대 사이에서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어린 시절 포켓몬빵의 추억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적극적으로 입소문을 내주신 덕에 제품 흥행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도 주효했다고 봅니다. 요즘은 세대별로 소비층이 세분화되어 있다 보니,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길 만한 콘텐츠가 별로 없는데요. 어린 자녀들과 부모님들이 모두 어울려 포켓몬빵 띠부씰 수집을 즐기고 계신 것을 보면, 전 세대가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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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객들 사이에서 희귀 띠부씰로 여겨지는 것들이 있는데, 실제로 동봉 비율이 다른가요?
포켓몬 세계관에서 환상의 포켓몬 뮤’와 ‘전설의 포켓몬 뮤츠’는 희귀한 포켓몬으로 등장하는데요. 포켓몬 띠부씰을 수집하실 때도 세계관에 맞는 재미를 드리기 위해 이 두 가지 포켓몬 띠부씰은 제조 공정에서 수작업으로 걸러냅니다. 소위 말하는 ‘레어템(구하기 힘든 희귀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고객분들께서 오해하시는 부분이, 다른 포켓몬의 동봉 비율도 제각각이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뮤와 뮤츠를 제외한 나머지 포켓몬들은 모두 동일한 수량으로 들어갑니다.
Q. 포켓몬빵 구하기가 유난히 힘든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희도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하는 부분인데요. 실상을 말씀드리자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많습니다. 현재 하루에 38만 봉의 제품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출시한 지 2개월이 조금 넘었는데 지금까지 수천만 봉이 팔렸어요. 우리나라 인구의 30%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넘쳐나는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항간에 일부러 수량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닙니다. 실제로는 자사 제품 30여 종의 생산을 중단하면서까지 포켓몬빵 물량을 늘렸습니다. 포켓몬빵 실물조차 보지 못했다는 고객분들이 많은 이유는 매대에 진열하자마자 매진되기 때문인데요. 출시 초기에만 해도 일일 생산량이 20~25만 봉 수준이었는데, 지금은 38만 봉까지 확대됐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고객분들이 포켓몬빵을 접하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생산 물량을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Q. 삼립 직원분들은 포켓몬빵을 더 쉽게 구할 수 있나요?
직원이라고 해서 제품을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건 결코 아닙니다. 우선, 띠부씰 제작업체 곳곳에는 CCTV가 설치돼 있고요. 제조 공장에서 띠부씰을 취급하는 구역에는 잠금장치를 도입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품질 관리 차원에서 생산 제품들을 주기적으로 테스트할 때나, 홍보용 촬영이 필요할 때 외에는 전 부서 직원들도 제품을 따로 구할 수 없습니다. SPC삼립 대표님이 개인적으로 요청하셔도 제품을 구하실 수는 없어요. 아, 물론 달라고 하신 적도 없고요!(웃음)
Q. SPC삼립 공식 SNS에서 이벤트 경품으로 선보인 띠부씰 컬렉션북은 판매 계획이 없나요?
최근에 포켓몬 도감 콘셉트로 띠부씰 컬렉션북을 제작했는데요. 기대했던 것보다 퀄리티가 잘 나와서 기획했던 저도 깜짝 놀랐어요.(웃음) 판매를 하면 어떻겠냐는 의견도 나왔는데, 팔지 않는 편이 좋겠다고 개인적으로 의견을 드렸습니다. 우리는 베이커리를 제조하는 업체인데, 포켓몬빵이 화제가 됐다고 해서 주력상품이 아닌 팬시용품까지 판매하는 건 죄송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 빵을 구하지 못하는 고객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을 해결해 드리는 게 우선이기도 하고요. 컬렉션북은 비용을 많이 들이는 한이 있더라도 이벤트 경품으로만 드릴 예정입니다. 앞서 ‘포켓몬 성향 테스트’ 참여 이벤트를 통해 총 3,000여 분께 띠부씰 컬렉션북을 드렸습니다.
Q. 포켓몬빵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파이리의 화르륵 핫소스팡’의 경우, 원래는 데워먹는 제품으로 출시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드시는 고객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안전하게 데워 드실 수 있도록 신속하게 설비를 보완했고, 지금은 PET 트레이를 뺀 버전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빵을 반으로 갈라서 모짜렐라 치즈를 넣고 전자레인지에 10초 정도 돌려 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저도 직접 해 먹어봤습니다. 맛있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그냥 먹는 것을 더 좋아하긴 합니다.(웃음) 고오스 케익이나 초코롤은 흰 우유랑 먹었을 때 가장 맛있다고 생각해요.
늘 고객의 행복을 생각하는 SPC삼립
Q. 포켓몬빵은 언제까지 판매될 예정인가요?
많은 고객분들이 꾸준히 애정을 보여주고 계신 만큼, 아직까지 판매 중단 계획은 없습니다. 추가 제품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긴 하지만, 기존 제품도 고객분들이 구하지 못하고 계신 상황이라 일단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의 물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수급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지면 아마도 고객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제품이 새롭게 나오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Q. 포켓몬빵의 흥행에 대해 기획자로서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한데요.
출시 당시의 기억이 생생한데요.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주문량을 보니 첫날은 기대보다 발주가 적게 들어왔더라고요. 왜 반응이 좋지 않은지 분석해서 보고해야겠다, 생각하고 퇴근 후 집 근처 편의점에 가봤는데 역시나 포켓몬빵이 없었습니다. 점주님께 ‘포켓몬빵이 오늘 출시됐다고 하던데, 재고가 없나요?’라고 여쭤보니, 오늘 저처럼 물어보는 손님이 족히 30명은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짜릿하더라고요. 설레는 마음에 잠을 설치고 다음 날 출근해보니, 주문량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졌습니다. 아마도 출시 첫날에는 점주분들이 포켓몬빵의 인기를 미처 예상치 못하셔서 주문량이 적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기획자로서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Q. 기획자로서 앞으로의 계획이나 다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삼립이 오랜 역사를 가진 장수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이나 신선한 기획을 통해 젊은 고객분들께도 영(Young)한 이미지로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이번 포켓몬빵을 통해 어느 정도는 목표를 달성한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콘텐츠를 많이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포켓몬빵이 잘된 것도 감사하지만, 이를 계기로 소외됐던 브랜드빵 매대가 재조명되고 있다는 점도 뜻깊게 생각합니다. 슈퍼에 가면 빵 매대는 항상 구석에 있는데, 포켓몬빵 덕분에 빵 매대로 고객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무척 기뻐요. SPC삼립의 ‘보름달빵’, ‘크림빵’이 아직까지 출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분들에게 저희 제품을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돼서 기획자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포켓몬빵 외에도 여러 가지 재미있는 마케팅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포켓몬빵이 세상에 등장하기까지, 기획자의 고민이 무척 많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인터뷰였는데요. 출시 이후에도 고객들의 니즈에 맞게 제품을 꾸준히 보완하는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있기에,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 제품이 완성될 수 있는 듯합니다. SPC삼립은 더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제품과 마케팅으로 고객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인데요. SPC삼립의 달콤하고 즐거운 행보를 앞으로도 관심 있게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