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트나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면서 특별한 날 와인을 찾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워낙 오래된 역사와 다양한 종류가 있다보니, 자신의 입맛에 맞는 와인은 어떤 것인지, 어떤 와인이 음식과 잘 어울리는지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데요. 이런 고민에 빠진 분들을 위해 SPC그룹의 제과.제빵.요리.커피.와인 분야 전문 교육 기관 SPC컬리너리아카데미에서는 지난 10월부터 ‘르 소믈리에 비긴즈(Le Sommelier Begins)’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은은한 와인 향이 가득한 이곳에서 수강생들은 어떤 수업을 듣고 있는지, 더불어 전문 소믈리에가 알려주는 와인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무엇인지 SPC매거진이 함께해 보았습니다.
‘르 소믈리에 비긴즈’
SPC컬리너리아카데미에서 진행하는 ‘르 소믈리에 비긴즈’ 클래스는 와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초급수업입니다. 소믈리에로서 소양을 쌓고, 와인과 음식 소믈리에 스킬을 익히면서 소믈리에 자격증 준비까지 겸할 수 있는 기초 프로그램인데요. ‘비긴즈’라는 이름처럼 한 마디로 와인을 배우고 소믈리에로 거듭나기 위한 기초 클래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총 12주에 걸쳐 와인의 역사, 소믈리에의 역할 등 이론 교육부터 와인의 색과 향 구분, 시음, 서비스 테크닉 등 실습 교육까지 알찬 커리큘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수업이 진행중인 하반기 기수는 지난 10월 2일부터 시작해 12월 18일까지 진행되는데요. 강의를 마친 후 모두 소믈리에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음 기수는 2020년 3월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소믈리에 스킬을 배우고 싶은 일반인이나 자격증을 준비하는 예비 소믈리에 분들은 르 소믈리에 비긴즈 과정을 주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와인과 딱 맞는 잔을 골라보세요”
SPC그룹과 SPC컬리너리아카데미에서 와인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김진수 소믈리에는 어려운 와인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몇 가지 기본적인 팁들을 전해주었는데요. 와인 잔에 따른 구분과 향을 즐기는 방법, 보관 방법과 와인을 구매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부터 소개합니다.
수많은 와인 종류만큼 와인 잔의 종류도 매우 다양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만 하더라도 각기 다른 잔을 사용합니다. 잔의 모양에 따라서 와인의 향, 색, 맛의 매력이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마트 등에서 일반인들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와인 잔을 이용해 더 와인을 더 조화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①은 가장 대중적인 형태로, ‘레드와인’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잔입니다. 와인이 잔의 넓은 면적과 닿아 더 풍부한 향을 발산해 레드와인 특유의 우아한 향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②와 ③의 경우는 화이트와인을 담기에 좋은 잔입니다. 특유의 과실 감이 살아있는 화이트와인은 10~12℃를 유지한 채 적은 양을 계속 따라 차갑게 즐기는 것이 좋은데요. 온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①보다 볼륨이 더 적은 편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②는 레드와인을 담기에도 좋아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②와 ③ 두 종류만 구비해도 충분합니다.
④와 같은 날씬한 잔은 스파클링와인을 위한 잔인데요. 기포를 잘 관찰할 수 있도록 깊이감이 있고, 스파클링이 밖으로 튀지 않도록 입구가 좁은 것이 특징입니다. 다른 잔들에 비해 향을 느끼기 어려워 최근에는 잔의 중간 부분이 다른 잔들처럼 볼록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⑤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을 위한 ‘리큐어 잔’입니다. 알코올이 너무 세면 향을 맡기 어렵기 때문에 작은 잔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입니다.
“더욱 진한 와인 향을 느껴보세요”
와인을 마시기 전, 회오리처럼 돌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 행동을 바로 스월링(Swirling)이라고 부릅니다. 잔에 담긴 와인이 공기와 섞여 더욱 진한 향을 발산하기 위함입니다. 와인의 발향성분 중 산소와 만나 더욱 향을 증폭시키는 것들이 있는데, 스월링은 이러한 향을 강조하고 잔 벽면에 와인을 잔뜩 묻혀 향기 성분이 더 잘 드러날 수 있게끔 합니다. 와인을 따른 후 첫 맛과 향을 체험해보고, 스월링을 한 뒤 더욱 깊어진 향을 비교해보세요.
디캔팅 과정도 와인의 발향을 활용한 것인데요. 디캔팅(Decanting)은 와인을 오픈한 후 ‘디캔터’라고 부르는 와인전용용기에 와인을 옮겨 따르는 것을 말합니다. 이 작업을 하는 이유는 와인의 침전물을 걸러 부드럽고 마시기 좋은 형태로 만드는 동시에 와인의 산화를 촉진해 향을 더욱 잘 발산하기 위함입니다. 단 와인에 따라 향이 좋게도, 나쁘게도 변할 수 있으니 확인해보고 사용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와인을 잘 보관하는 방법”
와인의 맛과 향을 오래 보존하려면 크게 빛, 습도, 진동 이 세가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햇빛이 없는 곳에서 12~13℃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습도는 높을수록, 진동은 없을수록 더욱더 좋습니다. 이 때문에 와이너리에서는 와인을 지하실에 보관하기도 하고, 와인 매니아들은 와인 냉장고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일반 가정집에서 이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가장 간편하게는,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온도는 권장 온도보다 낮지만, 습도 유지와 빛이 차단되는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에 가장 무난하게 와인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냉장고 중에서도 야채칸 온도가 가장 적합합니다.
와인 마개가 코르크로 되어있다면 눕혀서 보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병 안에 담긴 와인이 코르크 안쪽과 닿아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것인데요. 코르크가 마르면 그 사이로 산소가 침투해 와인이 산화되기 때문입니다. 스크류 캡 형태의 와인은 세워서 보관해도 괜찮습니다.
“와인을 구매할 때는”
와인 업계에 계신 분들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이 “좋은 와인 추천해줘”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김진수 소믈리에도 이런 류의 질문을 받을때가 가장 난처하다고 하는데요. 개개인의 입맛이 너무나도 다르고, 함께 먹을 음식 등 고려 사항이 너무 많아 어느 제품 하나를 추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
와인을 추천받고자 할때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테이크와 함께 마실 레드와인 중 도수가 너무 높지 않고 당도가 높은 3만원 이하의 와인으로 추천해주세요” 같은 방식입니다. 국내 와인 판매처에는 대부분 판매 점원이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과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습니다.
김진수 소믈리에가 강력 추천하는 방법은 와인을 접할 기회가 있을때 꼭 사진으로 찍어두는 방법입니다. 와인 판매처에서 사진을 보여주며 “이 와인은 너무 묵직해서 맞지 않았어요”라고 설명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와인을 찾아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귀띔합니다.
지금까지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미래의 소믈리에들을 위해 진행되는 SPC컬리너리아카데미 ‘르 소믈리에 비긴즈’ 클래스와 ‘와인 팁’들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정보를 활용해 올 연말 모임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와인 한 잔을 즐겨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