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과도 같은 맛의 기적, 누룩꽃피는날
토종 효모와 유산균을 혼합해 발효종 개발에 성공한 SPC그룹은 지난 2016년 국내 최초 토종 효모 발굴이라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효모는 빵을 만들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요소지만, 이전까지는 주로 외국에서 개발된 상업적 이스트를 사용해 제조해왔는데요.
SPC그룹은 진정한 의미의 ‘한국 빵’을 만들기 위한 목표로 노력을 거듭한 끝에 한국의 전통 누룩에서 제빵에 적합한 토종 효모를 발굴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빵의 독립’과 ‘원천기술확보’라는 점에서 큰 의미는 물론, 최근 ‘발효종’ 개발의 뿌리가 된 토종 효모의 탄생 과정을 지금 바로 소개합니다.
토종 효모로 만든 빵의 부피와 물성을 측정하고 있는 연구진
효모는 0.1mm 이하의 아주 미세한 생물이면서 빵을 만드는 데 빠질 수 없는 ‘발효’를 이끄는 핵심 원료입니다. 여기서 발효란 자연 상태 또는 개조된 미생물을 활용해 식품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원유에 ‘물리적 가공’을 가하면 우유가 되고, 그 우유에 ‘발효’를 거치면 요거트나 치즈가 되는 것 같은 과정을 뜻합니다. 와인이나 식초, 김치 또한 같은 원리인데요. 매우 과학적이면서도 고도화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빵 발효’는 빵을 반죽하는 과정에서 글루텐이 형성되고, 글루텐 막으로 인해서 반죽 속 효모의 작용으로 생성된 탄산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면 반죽 안에 쌓이게 되면서 내부가 부풀어 올라 1.5배 정도 커지는 원리인데요. 이처럼 빵을 반죽하고 굽는 과정에서 효모의 작용으로 인한 발효가 있어야 우리가 먹는 맛있고 풍미 깊은 빵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효모의 작용으로 부피, 맛, 풍미가 형성되는 빵 발효
그러나 효모 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해 국내에서는 관련 연구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제빵업계는 주로 프랑스와 중국 등 해외에서 공급하는 상업적 이스트에 의존해왔는데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 고유의 효모로 만든 우리만의 빵 맛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전략이었습니다.
2005년 11월, SPC그룹 허영인 회장은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에 ‘토종 효모 발굴’이라는 과제를 지시했습니다. SPC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원료부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져야 하므로, 빵 맛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효모’를 발굴해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신념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습니다.
토종 효모 발굴을 위한 끊임 없는 연구 개발
토종 효모 발굴은 험난한 과정의 연속이었는데요. 연구진은 토종 미생물 자원에서 제빵에 적합한 효모를 발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리산, 설악산, 청풍호수 등 청정 지역을 찾아 다녔습니다. 또 과일, 토종꿀, 김치 등 전통의 식품 소재를 구하러 전국의 오일장도 누볐는데요. 자연이나 각종 소재에서 분리한 효모를 배양해 제빵에 적합한지 실제로 빵을 만들어보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습니다.
토종 효모 발굴의 첫 시작이 된 현장 채집
2007년 말, ‘한국 전통 누룩의 원료가 통밀이기 때문에 빵의 주원료인 밀가루 환경에 잘 적응하고, 발효력이 우수한 균주가 많을 것’이라는 가설과 함께 누룩에서 토종 효모를 찾기 위한 탐색에 돌입했습니다. 이에 전국 방방곡곡에서 찾아온 전통 누룩에서 제빵에 적합한 효모를 배양하고 선별하는 실험이 이어졌고, 2012년부터는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연구진이 합류하며 속도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누룩과 토종 효모를 활용한 실험 과정
토종 효모 연구를 진행하며 배양한 미생물은 1만여 종, 이중 분리한 효모와 유산균주만 해도 1,000여 가지에 달했습니다. SPC그룹은 11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2015년 9월, 수많은 토종 누룩 샘플 중에서 제빵 능력이 탁월한 토종 효모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부드럽고 마일드한 풍미를 가진 효모로, 재료 본연의 맛을 강화하는 데 강점을 보이는 토종 효모인데요. SPC그룹과 서울대학교, SPC그룹 창립 70주년의 의미를 담아 ‘SPC-SNU 70-1’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누룩에서 발굴한 토종 효모 ‘SPC-SNU 70-1’ 샘플
SPC그룹은 2015년 9월 토종 효모(SPC-SNU 70-1)에 대한 특허 등록을 완료했는데요. 토종 효모의 특허는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효모)의 특성과 기능을 분석해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기존 효모와의 차별성과 혁신성을 증명해야 하므로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이 특허를 획득했다는 것은 기존 상업적 효모와의 차별성과 진보성 입증을 완료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PC그룹의 토종 효모 연구 연혁
이후 2016년 4월 파리바게뜨에서 27종의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상업적 이스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제빵용 토종 효모를 이용해 빵을 만들어 산업화한 국내 최초의 사례입니다. 한국 발효기술과 미생물 연구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토종 효모 빵’의 대중화 시대를 연 것입니다. 또한, 우리 고유의 발효 미생물 종균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한국 발효식품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으며, 우리 기술로 만든 진정한 ‘한국 빵’을 세계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토종 효모로 발효한 파리바게뜨 토종 효모 빵
이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토종 효모 발굴과 개발, 상용화까지 완성해 낸 SPC그룹은 이에 그치지 않고 균주들을 발굴, 관리하는 후속 기초소재연구를 진행한 끝에 유산균의 장점을 더해 맛과 풍미는 물론 영양과 건강 기능성까지 향상된 발효종 개발에까지 이를 수 있었습니다. SPC그룹은 앞으로도 우리 고유의 미생물로 만든 원천 기술 확보를 통해 글로벌 베이커리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