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비중이 커지고 있습니다. 업계를 주도했던 넷플릭스를 비롯해 웨이브, 왓챠, 디즈니플러스, 티빙, 쿠팡플레이 등이 가세하며 골라보는 재미가 풍성해졌는데요.
이제는 방송 시간에 맞춰 TV 드라마를 보거나 영화관을 직접 찾아가는 대신,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 리모컨 하나로 다양한 콘텐츠를 보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렇다면 OTT란 무엇이며, 최근 트렌드는 무엇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대세’로 자리 잡은 OTT, 과연 뭐길래?
다양한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즐거움을 주는 OTT 서비스
OTT는 ‘Over The Top’의 약자로, 셋톱박스를 뛰어넘어 개방된 공간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입니다. 기기에 상관없이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원하는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데요. 바쁜 현대인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충분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콕’ 생활이 길어지자 수요는 급증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2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 10명 중 7명이 OTT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K-콘텐츠와 트렌드의 중심, OTT 서비스
지상파나 케이블TV 방송 대신 유튜브, 넷플릭스, 티빙 등을 이용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쿠팡플레이 예능 콘텐츠 ‘SNL 코리아’ 시즌3의 ‘MZ오피스’, 넷플릭스·티빙 등에서 공개된 ‘재벌집 막내아들’과 넷플릭스의 ‘더 글로리’, 유튜브 웹 예능 ‘또간집’, 여러 채널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리얼 연애 프로그램 등이 화제입니다.
MZ세대부터 근현대사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콘텐츠
최근 OTT에서는 직장인, 재벌가, 맛집, 브이로그, 연애 등 흥미로운 주제의 콘텐츠가 다양한 연령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먼저 ‘MZ오피스’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장인들의 특징을 리얼하게 잡아 풍자한 ‘SNL 코리아’ 시즌3의 간판 코너입니다. 기성세대 선배와 MZ세대 신입사원 간 미묘한 신경전을 잘 짚어내 공감을 끌어내고 있는데요. 항상 무선이어폰을 꼽고 있는 ‘맑은 눈의 광인’부터 갓 막내에서 탈출한 ‘젊은 꼰대’ 사원, 동료들의 신경전 속에서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다니는 사원까지 캐릭터들의 탄탄한 구성이 흥행 비결로 꼽힙니다. 세대가 달라지고 있는 과도기 속 조직 문화를 짚어낸 덕분에 호스트를 가리지 않고 매회 대박 행진 중입니다.
지난달 최고 시청률 26.9%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재벌집 막내아들’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등의 OTT 플랫폼에서 높은 인기를 누린 화제작입니다.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였던 주인공이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산다는 내용 자체도 흥미롭지만, 원작 웹소설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전개, 한류스타 송중기와 중견배우 이성민 등의 연기가 시너지 효과를 냈는데요. 국내 재벌가를 연상하게 하는 이야기에다 이례적인 주 3회 편성, 다양한 OTT 채널을 통해 국내외 시청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점이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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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넷플릭스 ‘더글로리’와 티빙 ‘환승연애2’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된 ‘더 글로리’ 역시 크게 활약했는데요. 김은숙 작가와 배우 송혜교가 만난 작품으로 시즌 1이 공개된 이후, 누적 시청시간이 1억 4800만에 달했습니다. 이는 공개 3주차 기준으로 34개 나라에서 10위 등극했는데요. 더 글로리는 유년시절 학교폭력으로 상처입은 주인공이 자신의 생을 걸어 치밀하게 복수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마라맛 복수가 사이다처럼 시원하다’고 극찬을 했는데요. 시즌1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향후 이어질 시즌 2의 이야기도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솔로지옥, 환승연애, 체인지 데이즈, 돌싱글즈, 남의 연애… 이는 현실 속 일반인들의 연애를 다루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연애 프로그램인데요. 모두 나열하기가 어려울 만큼 여러 OTT가 앞다퉈 다루고 있습니다. 미혼인 출연자들이 짝을 찾고, 권태기에 빠진 커플이 다른 이성을 만나는가 하면, 사랑에 실패한 이들이 재회를 하는 등 그 소재와 내용도 다양합니다. 과거처럼 스타에 의존하거나 대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비연예인을 통해 현실 속 감정을 신선하게 살렸다는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야기와 날것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에 따라 연애 예능 프로그램의 전성기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방송인 풍자가 MC를 맡은 ‘또간집’ 역시 인기 콘텐츠 중 하나입니다. 살면서 한 번 가본 식당은 많아도, 두 번 이상 찾는 곳은 많지 않을텐데요. 또간집은 재방문한 집만 추천을 받아 찾아가는 리얼 맛집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풍자의 거침없는 입담과 풍부한 맛 표현이 더해지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맛집 참고서’로 통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인터넷 놀이 문화 ‘밈’으로 즐긴다
콘텐츠의 재가공을 통해 새로운 문화로 발전하는 밈(Meme)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은 콘텐츠들은 밈(Meme)으로 재가공되어 많은 소셜 미디어를 휩쓸고 있습니다. 밈이란 그리스어로 모방을 뜻하는 단어 ‘미메시스(Mimesis)’와 ‘유전자(Gene)’를 더한 합성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사진이나 동영상, 문구 등을 뜻하는데요. 특정 콘텐츠에 기반해 여러 차례 가공한 창작물이나 패러디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변형·복제해 공유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나 왓챠 등은 공식계정을 통해 자사가 제공 중인 콘텐츠로 새로운 밈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저 장난으로 여겨졌던 인터넷 놀이 문화가 밈이라는 문화로 발전한 것인데요. 최근에는 ‘밈’의 파도를 타느냐가 콘텐츠 흥행 여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요즘은 콘텐츠의 전체 내용을 알지 않아도, 밈을 통해 충분히 트렌드를 공유할 수 있게 됐습니다. 소비자들은 랜선 놀이문화를 즐기고, 공급자 입장에서는 이미 콘텐츠를 접한 팬뿐만 아니라 시청 전인 이용자에게도 콘텐츠 시청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데요. 밈을 소비하며 다방면으로 소통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활 속 대세로 자리 잡은 OTT 콘텐츠를 통해 트렌드를 짚어봤는데요. OTT 시장이 열리고 플랫폼이 다채로워진 만큼,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콘텐츠 범위도 대폭 확대된 모습입니다. 소비자가 직접 플랫폼에서 작품을 고르는 시대가 모두의 삶을 얼마나 더욱 풍요롭게 만들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