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부터 18일 양일간 양재 SPC 컬리너리 아카데미에서 특별한 커피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맛있는 생두가 왜 맛없는 에스프레소가 되는가?’라는 콘셉트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WCE(World Coffee Events)와 COE(Cup Of Excellence) 두 대회 모두 국제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스캇 코네리(Scott Conary)가 진행했습니다. WCE는 전 세계 바리스타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대회, COE는 최고의 커피 원두를 선정하는 대회인데요. 두 대회 모두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전문가는 세계에서 스캇 코네리가 유일합니다.
이번 세미나는 여러 분야 커피 전문가들이 참가해 ‘스페셜티 원두가 에스프레소로 만들어 지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맛과 향을 낼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는데요.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흥미로운 커피 세미나, <스페셜티 커피 with Scott Conary> 현장을 지금 소개합니다.
스캇 코네리는 23년째 커피 업계에 종사하며 커피에 대한 모든 부분을 경험한 커피 베테랑인데요. 바리스타, 로스터, 생두 구매, 컨설팅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해왔고 현재는 미국에서 커피 로스터리와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커피 대회에도 국제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최근 우리나라 전주연 바리스타가 한국인 사상 최초로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던 WBC(World Barista Championship)에서도 16년간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스캇 코네리는 “멋진 커피는 사람이 만든다”고 말합니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원두들이 최상의 맛을 내기 위해서는 수 없이 많은 고민과 시도를 거쳐야 합니다. 같은 원두로 커피를 내리더라도 그라인더의 크기, 추출하는 시간, 물의 양 등 다양한 이유로 그 맛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원두 자체도 매우 중요하지만,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균형 잡힌 커피 한 잔에는 원두 고유의 맛뿐만 아니라 향, 단맛, 산미 등 커피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여러 요소들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세미나 첫 날은 스캇 코네리의 이론 강의 위주로 진행됐습니다. 그 동안 커피 업계에 종사하며 경험한 것들과 커피를 대하는 자세, 최근 국내에서도 수요가 늘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달했습니다.
둘째 날에는 수강생들이 직접 참가하는 실습 수업으로 진행됐습니다. 국제 커피 대회 심사위원 스캇 코네리에게 직접 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인데요. 직접 가져온 원두를 이용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결과와 방향에 대해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원두 양, 커피 추출량, 시간, 그라인더 두께, 물 온도 등 여러 변수들을 조정하며 최상의 맛을 찾아가기 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수강생들은 직접 맛을 보고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논의하고 스캇 코네리의 조언을 참고해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한 과정을 거쳤습니다. 완벽한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한 만큼 쉽지 않은 과제였지만, 수강생들이 적극적인 자세로 수업에 참여하며 함께 답을 찾아가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INTERVIEW
스캇 코네리
Q. 이번 세미나를 진행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가장 인상적인 점은 참가자들의 강한 열의라는 점입니다.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가득한 참가자들 사이에 있다 보니 저도 더 많은 것을 전달하고 싶어집니다. 매우 에너지가 넘치는 수업이었습니다.
Q. 이번 클래스에서 참가자들에게 중점적으로 강조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이번 클래스의 목표는 ‘좋은 생두가 좋은 에스프레소로 되는 과정’을 연구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커피 업계에 종사하거나 커피에 관심이 많은 수강생들을 모시고 이 부분을 함께 연구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정보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수강생들이 직접 고민하고 실습하면서 최상의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었습니다.
Q. 수강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수강생들 모두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원두를 직접 가져왔습니다.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대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했을 때 테이스팅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자 조금은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모두 훈련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고, 테이스터의 의견을 참고해 변수를 조정하면서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몰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Q. 좋은 생두가 좋은 에스프레소가 되기 위해선 어떤 과정이 필요한가요?
품질이 좋은 재료를 좋은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과정은 실행자인 바리스타의 몫이 가장 큽니다. 다각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각각의 원두에는 ‘레시피’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같은 레시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더라도 미세한 차이들이 느껴집니다. 원두 양, 추출량, 시간 등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기본적인 변수 외에도 온도와 습도, 장비의 성능, 심지어 바리스타의 기술력까지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맛과 향미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완전히 통제하기 위해선 바리스타의 끝없는 단련만이 유일한 방법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송인영 과장
Q. 이번에 진행된 클래스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SPC 컬리너리 아카데미 커피 교육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페셜티 에스프레소(Specialty Espresso)라는 콘셉트로 품질이 좋은 생두를 품질이 좋은 에스프레소로 추출하기 위한 내용을 주기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이번에는 해외에서 심사를 많이 하시는 스캇 코네리님을 모시고 이 내용을 같이 연구해 보았습니다.
Q. 이번 클래스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국내 커피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중 생두 품질에 관심 있어 하는 분이 있고, 커피 추출에 관심 있는 분이 있는데 이 두 가지가 연결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품질이 좋은 원료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결과물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 부분을 어떻게 하면 연결할 수 있을까에 대해 오래 전부터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생두에 대한 이해도 깊고, 에스프레소에 대한 이해도 깊게 갖고 있는 분과 이 내용을 풀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 했습니다. WBC(World Barista Championship)에서 같이 심사를 보고 있는 스캇 코네리님이 이 내용에 매우 적합한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분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었고 이 분만의 방식으로 그 두 개를 연결하는 방법을 국내에 소개해드리고 싶어서 이런 내용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Q. 클래스에 대한 수강생들의 반응이 어떤가요?
첫 날은 이론적인 부분이 많다 보니 조금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계셨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새로운 방식으로 테이스팅 훈련하는 방법도 소개해주시고 실습하면서 학생 분들이 재미있어하셨던 것 같고, 무엇보다 마지막에는 학생들이 직접 해답을 찾을 수 있게끔 길을 열어준 것 같아서 그 부분에 대해 학생 분들도 즐거워하셨던 것 같아 기획을 한 사람으로서도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SPC 컬리너리 아카데미는 새롭고 더 발전하는 교육 방향을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인재 양성에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