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인가구 증가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각종 사회적 현상으로 우리 식습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별도 조리과정 없이 혹은 단순조리과정을 거쳐 섭취할 수 있도록 제조, 가공, 포장된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요. 2020년 새롭게 변화하는 가정간편식 유형과 트렌드를 살펴보겠습니다.
세분화된 가정간편식(HMR) 시장
‘가정간편식'(HMR : Home Meal Replacement)은 ‘바로 또는 간단히 섭취할 수 있도록 판매되는 가정식 스타일의 완전, 반조리 형태의 제품’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식품 또는 첨가물의 제조, 가공, 조리에서부터 성분에 대한 기준과 규격을 정해 ‘식품공전’을 작성해 관리하고 있는데요. 가정간편식에 대한 규정을 살펴보면 ‘즉석 섭취 식품’, ‘신선 편의 식품’, ‘즉석조리 식품’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냉동만두, 카레, 피자, 핫도그 등 다양한 제품 유형이 가정간편식의 형태로 출시되고 있고, 최근에는 냉동면, 생선구이 등도 가정간편식으로 출시되어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9년 가공식품 세분 시장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간편식 국내 출하 현황은 2013년 1조 6,058억 원에서 2017년 2조 7,421억 원으로 최근 50년간 70.8%나 증가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가정간편식 출하액은 2017년보다 17.3% 많은 3조 2,164억 원 규모일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2022년 출하액은 5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나 시차출퇴근제 등 유연근무제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도 식생활 변화에 큰 역할을 했는데요. 한 구인구직 플랫폼이 실시한 ‘유연근무제 실시 현황’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기업 전체 중 36.3%가 ‘실시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조사 결과인 22% 대비 14.3% 증가한 수치이며 같은 조사를 시작한 2017년 이래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또 다른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데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으로 인해 저녁 이후 여유 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침엔 더 간단하게, 저녁엔 더 든든하게’ 먹는 식사 트렌드가 생겨났습니다.
또한, 건강하고 균형 잡힌 한 끼를 찾는 사람들 역시 늘어나 단백질이나 야채 중심의 ‘나를 위한 건강식’의 인기가 늘었습니다. 최근 채식이나 비건(유제품과 동물의 알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경우, vegan)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가정간편식의 성장에 힘입어 연관 산업도 함께 발전하고 있는데요. 그중에 두드러지는 것이 소스 시장이 입니다. 가정간편식이 주로 밥과 소스, 면과 소스 등으로 구성되다 보니 소스류의 생산량이 부쩍 늘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가정간편식과 함께 ‘온라인 장보기’가 보편화되면서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새벽 배송 채널도 성장했습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커피나 아이스크림도 배달로 받아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 주방에서 필수가전으로 등극한 ‘에어프라이어’ 역시 가정간편식과 함께 크게 성장한 기기인데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나타내는 용어)’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그럼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식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가정간편식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야식과 간식 메뉴 인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정착하면서 퇴근 이후 ‘저녁 있는 삶’이 법으로 보장받게 되었습니다. 저녁 이후 여유 시간이 늘어나면서 저녁 식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는데요. 퇴근 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쉬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가정간편식 역시 야식과 간식으로 적합한 제품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올해 SPC삼립의 경우 전체 육가공 제품군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고 하는데요. 육가공 가정간편식 제품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대비 40% 이상 성장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가장 높은 판매고를 보이는 제품은 2018년 출시한 ‘그릭슈바인 비프함박스테이크’인데요. 올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600% 이상 성장했다고 합니다. 청정 호주산 쇠고기와 쫄깃한 식감을 가진 국내산 돼지고기를 황금비율로 배합해 진한 육즙을 느낄 수 있으며 달콤한 데미그라스 소스를 넣어 감칠맛을 더한 제품입니다.
나를 위한 건강한 한 끼
육류 가공품의 선호도와 정반대로 단백질이나 채소 중심의 건강식 역시 인기가 늘었습니다. 한 끼를 먹어도 건강한 식품으로 체질 개선과 근력 향상을 위한 고단백 식단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는데요. 채식이나 비건(Vegan)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영양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SPC그룹의 피그인더가든은 하루 한 끼 이상 샐러드를 찾는 ‘샐러드족’을 위해 신선한 제철 재료로 만든 다양한 샐러드를 제공하는 파인 캐주얼 샐러드 전문 브랜드입니다. SPC삼립은 피그인더가든만의 노하우를 담아 신선한 샐러드를 가까운 할인점, 편의점,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가정간편식 형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SPC삼립은 봄에 어울리는 딸기, 라즈베리, 크랜베리 등 다양한 베리류를 활용해 벚꽃을 연상시키는 화사한 패키지로 피그인더가든 ‘벚꽃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리코타 치킨 아몬드볼’은 다양한 야채 위에 닭가슴살과 리코타 치즈를 넣었으며, ‘치키&포테이토볼’은 퀴노아, 올리브유를 버무린 닭가슴살과 매쉬드포테이토를 넣었습니다. 두 제품 모두 스트로베리와 라즈베리를 활용한 상큼한 트윈베리 드레싱으로 봄기운을 더했는데요. 여기에 ‘로스트 비프 에그볼’은 로스트 비프에 크랜베리가 들어간 매쉬드 포테이토와 계란을 더한 샐러드로 봄의 특성을 반영한 샐러드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간단한 식사를 즐기면서 영양도 챙기고 싶은 분들이 늘었는데요. 가정간편식 역시 샐러드와 채소, 고단백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소스류의 발돋움
가정간편식(HMR)이 성장함에 따라 관련 산업도 함께 발전하고 있습니다. 소스 시장 역시 커지고 있는데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9년 가공식품 세분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소스류 생산 실적은 2013년 1조 4,094억 원에서 2017년 1조 6,994억 원에 이르며 최근 5년간 20.6%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소스류의 생산량 역시 2013년 55만 5,051톤 에서 2017년 83만 5,429톤에 이르며 최근 5년간 50.5%나 증가하며 올해 소스류 시장이 2조 원을 돌파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먹방’ 콘텐츠의 인기와 함께 TV 속 유명인들이 만든 ‘만능 간장’, ‘만능 멸치육수’ 등 요리를 쉽게 할 수 있는 소스에 대중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SNS상에도 ‘비법 소스’ 레시피가 수만 건 공유되고 있는데요. 소스의 용도를 세분화해 특정 용도에 맞게 개발한 소스를 출시하는 식품업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소스 시장은 용도의 세분화와 전문화, 그리고 요리 횟수와 양이 적은 1인 가구에 맞추어 소용량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SPC삼립은 ‘빵과 어울리는 마요네즈’와 ‘샐러드 전용 드레싱’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었는데요. 130여 종의 소스를 연평균 700톤 이상 생산하는 ‘SPC 프레쉬 푸드 팩토리’는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피그인더가든 등 SPC그룹의 샐러드와 샌드위치 제품에 사용되는 다양한 소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소용량으로 주요 메뉴별 전용 소스를 판매하는 것도 소스 시장의 새 트렌드인데요. ‘피그인더가든’은 각종 소스를 1회 분량의 소용량 파우치로 만들어 쿠팡, 마켓컬리 등에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SPC삼립은 간편식이나 외식 브랜드에 맞게 최적으로 조합한 소스로 다양한 취향과 메뉴에 맞는 소스를 발 빠르게 개발 제조해 소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딜리버리 시스템(Delivery System)의 성장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장보기 비중과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늘면서 새벽 배송 서비스는 이제 필수가 되었는데요. 가정간편식(HMR)의 확대로 이제 그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신선식품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새벽 배송이 곧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 여론조사 기관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만 19세에서 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새벽 배송’ 서비스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새벽 배송 서비스 이용 경험에 대한 응답이 2019년 53.1%에서 2020년 70%로 이용 경험자가 늘었습니다. 또한 새벽 배송 서비스 이용 후 만족도는 91.9%가 만족한다고 응답하고, 향후 이용 빈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대답한 응답자 역시 61.3%나 차지해 새벽 배송에 대한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이용 빈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커피나 아이스크림도 배달로 받아볼 수 있는데요. SPC그룹은 ‘해피오더’ 앱을 통해 소비자가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집에서 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파스쿠찌의 커피에서부터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까지 제품군이 다양하고, 파리바게뜨의 경우 해피오더 앱에 ‘갓 구운 빵’이 나오는 시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빵 나오는 시간표’를 표시하고 딜리버리 시스템으로 편하게 받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에어프라이어의 보급
가정간편식 제품이 크게 성장하면서 ‘에어프라이어’가 보급되어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에어프라이어는 음식을 저어주거나 뒤집는 등의 별다른 조리 과정이 필요하지 않고 조리되는 시간을 개인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인기가 많은데요. 대표적인 주방가전인 전자레인지의 판매량을 추월할 정도입니다.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잘못 데우면 마이크로파가 재료 내부의 수분을 가열하여 속은 푸석하고 겉은 축축하게 젖는 경우가 생길수도 있는데요. 이에 비해 에어프라이어는 고온의 바람이 빠른 속도로 재료를 가열하기 때문에 식자재의 표면이 순간 건조돼 수분 손실을 막아줍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조리되어 식감이 더 좋아지고 연기는 물론 냄새, 미세먼지 없이도 재료의 풍미를 살릴 수 있어 에어프라이어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는데요. 식품업계에서도 에어프라이어 특화 가정간편식을 선보이며 식생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가정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다양한 음식과 메뉴들이 가정간편식의 형태로 확대 출시되고 점차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소스류와 새벽 배송, 그리고 에어프라이어의 보급은 우리에게 또 다른 삶의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이렇게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식품업계도 다양한 신제품과 메뉴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도 SPC그룹은 점차 변화하는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여 보다 새롭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