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처럼 식물과 정서적인 교류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식물을 가족같이 돌보며 애정을 쏟는 사람들을 가르키는 신조어인 일명 ‘식집사(‘식물’과 ‘집사’를 합친 말)’란 단어가 등장하는가 하면, SNS에 반려식물과 함께하는 일상을 공유하면서 소통하는 이들도 생기고 있습니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트렌드에 민감한 남자 아나운서가 실내 텃밭을 가꾸는 모습이 방영되어 다시 한번 홈가드닝의 인기를 실감케 했는데요. 오늘은 홈가드닝 시장의 성장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이색 서비스를 알아보고, 개성 있는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플랜트 숍 세 곳을 소개하겠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만나볼까요?
무럭무럭 성장하는 홈가드닝 시장
홈가드닝 시장 확장으로 알아보는 반려식물의 인기
식물 키우기가 트렌디한 여가 활동으로 자리 잡으면서 홈가드닝 시장은 매년 성장세입니다.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대비 홈가드닝 관련 제품의 매출이 묘종·묘목 92%, 화분 48%, 원예용품은 20%가 상승했는데요. 꽃, 채소 등을 가정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재배기의 시장 규모도 2019년 100억 원에서 2020년 600억 원으로 확대되며, 올해는 무려 5천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려식물을 향한 관심이 커지자, 정부에서는 지난 5월 ‘반려식물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본회의에서 통과시켜 반려식물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지원 사업 확대에 힘을 실었습니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목적으로는 전체 응답자 중 58%가 ‘공기 정화’라고 답해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습니다. 실제로 미세먼지의 70%가 식물의 잎에서, 나머지 30%는 뿌리에서 제거되기 때문에 실내에 식물 4~5개만 두어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20%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있는데요. 미세먼지와 코로나19로 청정 공기에 갈증을 느낀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이외에도 ‘인테리어’와 ‘정서 함양’ 등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어떠한 목적을 가지기보다 ‘그냥 식물을 좋아해서’처럼 취향에 기반해 키우는 응답자가 많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식집사’를 위한 이색 서비스의 등장
반려식물 전용 플랜트 호텔과 병원, 앱의 출현 (*출처 : 가든어스 공식 홈페이지 / 서울시 온라인 뉴스 / 그루우 공식 홈페이지)
식물을 키우는 가구 수가 증가하면서 국내에서도 ‘식집사’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명절이나 여행과 같이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식물을 맡길 수 있는 식물 전용 호텔 ‘가든어스 플랜트 호텔’의 출현이 대표적인데요. 반려식물은 플랜트 호텔 체크인과 동시에 전문 교육을 이수한 ‘플랜트 매니저’의 관리를 받게 되고, 머무는 동안 성장을 위한 식물 생장 조명은 물론, 일정한 습도 유지, 통풍을 위한 서큘레이터가 24시간 가동되는 공간에서 맞춤형 관리가 이루어진 후 체크아웃을 하게 됩니다. 서비스를 경험한 ‘식집사’들의 만족도가 높아 재방문율도 매우 높다고 합니다.
플랜트 호텔에 이어 올해 4월에는 아픈 반려식물을 위한 종합 병원이 등장했습니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내 개원한 ‘반려식물병원’은 원예나 조경을 전공한 전문가들이 상주해 병든 식물을 정밀하게 진단·치료하고, 사후관리 방법까지 안내하는데요. 서울 시민이라면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반려식물을 잘 키우고 싶지만 어려움을 겪는 ‘식집사’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식물병원에 직접 방문하기 힘든 ‘식집사’를 위해 출시된 앱도 주목할 만합니다. 앱 ‘그루우’가 제공하는 ‘AI 식물진단’ 서비스는 반려식물의 잎을 촬영하면 Vision AI가 식물의 건강 상태와 질병명, 관리법 등을 알려주는데요. 실내 환경과 식물 특성, 화분 종류 등을 반영해 최적의 케어 스케줄을 생성해 주는 ‘스마트 스케줄러’와 새로운 반려식물을 들이기 전 본인과 잘 맞는 식물을 알아볼 수 있는 ‘식물 검색’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어 초보 ‘식집사’가 어려움 없이 식물을 기를 수 있도록 돕습니다.
감각적인 식물을 만나볼 수 있는 플랜트 숍 3
희귀한 아프리카 식물을 만날 수 있는 ‘고어 플랜트 서울’ (*출처 : 고어 플랜트 서울 네이버 지도 / 고어 플랜트 서울 공식 인스타그램)
다양한 취향을 가진 ‘식집사’들을 겨냥하기 위해 브랜드 고유의 철학이 담긴 식물 편집숍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흔히 만나볼 수 없는 아프리카 식물부터 호주 식물까지 종류가 다양한데요. ‘나’만의 취향에 꼭 맞는 반려식물을 찾을 수 있는 서로 다른 매력의 플랜트 숍 3곳을 소개합니다.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를 연상시키는 ‘고어 플랜트 서울’에서는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코덱스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유분방한 수형이 매력적인 ‘그락실리우스’부터 가시가 없는 선인장 ‘난봉옥’, 거북이 등껍질을 닮은 ‘구갑룡’까지 매장을 채운 독특한 비주얼의 식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이외에도 코덱스 입문용으로 접하기 좋은 식물들이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어 ‘식집사’의 수집욕을 자극합니다. 특히 마다가스카르에서 바로 수입된 야생 개체들을 벌크 형태로 판매하는 ‘벌크마켓(뿌리가 없이 수입된 개체를 그대로 판매하는 형식)’이 일시적으로 열리기도 하니, 루팅에 자신 있는 고수분들이라면 꼭 도전해 보세요.
색다른 매력의 호주 식물을 만나볼 수 있는 ‘노가든’ (*출처 : 노가든 공식 인스타그램)
직접 키워 본 식물만 판매한다는 철학하에 운영되는 ‘노가든’은 반려식물을 고르는 ‘식집사’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주는데요.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거주 환경 등을 고려한 가이드를 제시해 식물을 처음 기르는 사람에게도 꼭 맞는 선택지를 제시합니다. 농장에서 직접 기른 아카시아와 뱅크시아 등 호주 식물을 주력으로 버젤리아, 쿠소니아와 같이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희귀종까지 다양한 식물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특히 노가든은 ‘식집사’들 사이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킨 토분 브랜드 ‘두갸르송’의 유일한 서울 공식 판매처로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식물을 대하는 애정과 진심이 느껴지는 ‘노가든’에서 ‘나’와 꼭 맞는 반려식물을 맞이해 보세요.
지친 현대인에게 식물을 처방하는 ‘슬로우파마씨’ (*출처 : 슬로우파마씨 네이버 지도 / 슬로우파마씨 공식 인스타그램)
식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을 받은 적 있으실 텐데요. ‘슬로우파마씨’는 이러한 식물 테라피를 반영해 몸도 마음도 지친 현대인에게 식물을 처방합니다. 느린 약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들은 식물을 키우는 긴 과정에서 ‘식집사’ 스스로가 정신적 여유를 찾도록 돕는데요. 각자의 주거 환경과 성격, 습관 등을 파악해 가장 적합한 식물 처방을 내립니다. 책상에 두고 감상할 수 있는 작은 테라리움부터 수경 재배하는 테이블 야자와 시약병 몬스테라까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을 선사할 식물들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으니, ‘슬로우파마씨’의 처방이 필요하다면 성수동 쇼룸에 방문해 보세요.
지금까지 반려식물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유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단순히 식물 가꾸는 행위를 넘어 사람에게 안식처가 되어주는 반려식물은 정서적인 교감을 할 수 있어 더욱 사랑받고 있는데요. 치열한 삶 속에서 자극보다는 편안함과 안정감을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면서 홈가드닝 시장은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음의 안식처를 찾고 있다면, 존재만으로도 힐링을 선사하는 반려식물과 함께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