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음식의 발견은 새로운 별의 발견보다도 인류의 행복에 한층 더 공헌한다.” 프랑스의 법관이자 세계적인 미식가였던 브리어 사바랭(Brillat savarin)의 명언처럼 새로운 음식을 발견하고, 그 깊이를 알아가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데요. SPC그룹은 맛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고객 여러분께 미식을 통한 행복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SPC매거진에서는 각 식품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SPC그룹 연구원들을 통해 심층 푸드 정보를 전달해드리는 ‘먹과사전’ 시리즈를 준비했는데요. 그 첫 순서로 오늘은 ‘커피’를 집중 탐구해볼까 합니다. 알면 알수록 진한 매력이 가득한 커피에 대해 궁금했던 모든 것들을 지금부터 속 시원히 알아보겠습니다!
SPC그룹 커피 음료 개발팀 최판규 과장이 들려주는 커피 이야기
에티오피아? 브라질? 커피 산지별 특징이 궁금해
SPC그룹 커피 음료 개발팀 최판규 과장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SPC그룹 커피 음료 개발팀의 최판규 과장이라고 합니다. 현재 팀 내에서 제품 개발과 커피 소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커피 분야에서 일을 시작한 지 어느덧 17년째에 이르렀는데요. 오늘 이렇게 커피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를 SPC매거진 구독자분들께 들려드릴 수 있게 돼 반갑고 기쁩니다.
Q. 커피 원두는 보통 생산 국가별로 분류되던데, 각각의 차이점이 뭘까요?
커피 원두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산지’인데요. 산지별로 재배 환경이 달라 원두의 특징이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먼저, 에티오피아는 커피의 고향으로 커피 애호가들에게 잘 알려진 산지인데요. 이곳에서 나는 원두는 꽃향기와 과일 향이 많이 나는 특징적인 맛을 지녔습니다. 에티오피아는 지리적으로 최적의 환경을 갖춰 야생에서도 커피나무가 잘 자라납니다. 따라서, 별도로 경작지를 만들지 않고 야생에서 커피를 수확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야생의 커피나무는 열매가 많이 맺히지 않아, 한층 농축된 맛과 향을 지녔습니다. 에티오피아는 다른 산지와 달리, 수확 시기에 대기가 매우 건조한데요. 덕분에 커피가 익어가고 가공되는 과정에서 맛과 향이 더욱 농축됩니다. 에티오피아의 커피가 유독 맛있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지요.
열매가 많이 맺히지 않아, 한층 농축된 맛과 향을 지닌 에티오피아 커피 원두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산지는 원두 생산량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브라질입니다. 브라질은 대량 생산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어서 맛의 편차가 적은 편이에요. 견과류 향과 같은 고소한 맛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과테말라, 콜롬비아 등 중남미 지역은 산에서 주로 커피를 재배합니다. 산꼭대기로 올라갈수록 커피의 산미(신맛)가 강해지는 경향이 있는데요. 로스팅할 때 산미를 잘 잡아준다면 밸런스 있는 커피 맛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의 정체가 뭘까
새로운 가공방식과 농법을 적용해 한층 뛰어난 품질을 갖춘 스페셜티 커피
Q. 스페셜티 커피란 어떤 것을 가리키는 명칭인가요?
스페셜티 커피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명품 커피’라고도 할 수 있어요. 커피는 세계 교역량이 매우 많은 상품이에요. 예컨대, 석유와 마찬가지로 커피도 국제 시세가 존재합니다. 산지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인 커피의 가격은 국제 시세를 따라가는데요. 반면, 스페셜티 커피는 시세가 아닌 농장(판매자)과 구매자의 합의하에 가격이 결정됩니다. 농가에서 새로운 가공방식을 시도하거나 농사를 지을 때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면 정말 뛰어난 품질의 커피가 만들어지겠죠? 커피 구매자들이 이를 맛보고 인정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커피를 판매하는 사람이 가격 결정권을 가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페셜티 커피를 명품 커피라고 부를 수 있는 거고요.
SPC그룹에서 취급하는 스페셜티 커피
점수를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SC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세계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정한 커피 평가 기준이 있어요. 이 기준에 따라 커피의 품질을 평가해 80점이 넘어가면 스페셜티 커피로 인정합니다. 사실 80점이 넘는다고 해서 ‘무조건 맛있다!’라고 말씀드리긴 어려워요. 해당 점수를 충족하는 커피라면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PC그룹에서 수입하는 대부분의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좀 더 특별한 커피는 자사 브랜드인 커피앳웍스나 패션5에서 만나 보실 수 있는데요. 두 브랜드에서는 생산자들의 치열한 커피 개발 스토리가 녹아 있는 프리미엄 커피들을 자주 소개해드립니다. 그야말로 스페셜티 중의 스페셜티 커피라고 할 수 있지요.
디카페인 커피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커피에서 카페인을 제거하는 가공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디카페인 원두
Q. 디카페인 커피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나요?
디카페인 커피는 생두에 별도의 가공 처리를 통해 카페인을 제거해 만들어지는데요. 크게 3가지 방식이 이용됩니다. 제일 먼저 발명된 처리법은 유기용매(다른 물질을 녹일 수 있는 성질을 가진 물질)를 사용하는 건데요. 기름이나 용매에 잘 녹는 카페인의 성질을 활용한 방식입니다. 예전에는 염화메틸렌이라는 유기용매를 많이 사용했는데요. 이게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디카페인을 만드는 다른 방법이 필요해졌죠.
디카페인 원두를 만드는 두 번째 방법은 이산화탄소를 이용하는 겁니다. 이산화탄소에 열과 압력을 가하면 커피에서 카페인 성분만 녹여낼 수 있는 성질이 생기는데요. 이 상태의 이산화탄소를 커피 생두에 여러 번 투과 시켜 카페인을 제거합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커피의 풍미를 완성하는 오일 성분까지 함께 녹여버려서 맛이 조금 밋밋하게 느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워터프로세스 방식으로 만들어진 커피앳웍스의 디카페인 원두 ‘녹턴’
따라서, SPC그룹은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워터프로세스를 사용한 디카페인 커피를 취급합니다. 워터프로세스는 말 그대로 물을 사용해 카페인을 제거하는 방식인데요. 먼저, 커피 생두를 물에 담가 카페인을 포함한 커피의 수용성 성분들이 물에 녹아 나오게끔 합니다. 이를 탄소 필터로 거르면 카페인만 제거된 추출액이 만들어지는데요. 카페인이 걸러진 추출액에 새로운 커피 생두를 다시 담가줍니다. 여러 번 순환 과정을 거치면 카페인 농도 차이로 생두 속 커피의 맛 성분은 그대로 남고, 카페인만 물에 녹아 나오게 됩니다. 카페인이 제거된 원두를 잘 말려주면 드디어 디카페인 원두가 완성되는 것이죠. 첫 추출액을 만드는 데 사용했던 커피 생두는 버려지기 때문에, 워터프로세스 디카페인은 단가가 비싸게 책정되는데요. 대신 뛰어난 맛과 향을 지녔고, 오로지 물만 이용하기에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노하우 대공개!
별도 장비를 구비하지 않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드립백 제품
Q. 커피알못도 집에서 맛있는 커피를 쉽게 즐기는 방법이 있을까요?
요새 홈카페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전문적인 커피 교육을 받거나 커피 추출 장비를 구매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제 경험상 1년 정도 지나면 잘 쓰지 않게 되더라고요. SPC그룹에서는 집에서 쉽고 편하게 커피를 즐기실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품을 선보였는데요. 커피앳웍스에서 판매하는 드립백과 캡슐커피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드립백은 집에서 따뜻한 물만 준비해 바로 커피를 내려 마실 수 있는 제품이고요. 캠핑 등 야외활동에서도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드립백에 들어가는 원두는 매장에서 로스팅하고 분쇄, 포장도 직접 하기 때문에 신선도가 상당히 좋습니다. 아울러, 커피앳웍스의 캡슐커피는 대부분의 커피머신과 호환이 돼서 편하게 즐기실 수 있어요. ‘블랙앤블루’, ‘디바’와 같은 대표 블렌딩 제품을 비롯해 싱글오리진에 이르기까지, 원두 선택권이 매우 넓기 때문에 커피앳웍스를 통해 다양한 커피를 경험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커피도 발효 식품? ‘무산소 발효 커피’란
발효를 거친 뒤 과육을 분리한 커피 생두
Q. 무산소 발효 커피란 무엇인가요?
사실 무산소 발효 커피뿐 아니라, 모든 커피는 발효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칩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원두’는 커피 열매에서 과육을 제거한 씨앗인데요. 과육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발효를 통해 과육을 무르게 만들어야 합니다. 기존의 방식에서는 물탱크에 커피 체리를 넣거나 바닥에 널어놓고 말리면서 자연적으로 발효가 일어나도록 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하면 가공 방식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하게 제어할 수 없기 때문에 원두 맛에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밀폐된 공간에서 온도, 발효 시간 등을 완벽하게 컨트롤하는 ‘무산소 발효’를 시도하는 농장들이 여럿 등장했지요. 무산소 발효를 하면 무척 개성 있는 향미의 원두를 일정한 품질로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무산소 발효 과정을 정밀하게 컨트롤하는 엘 파라이소 농장
SPC그룹은 예전부터 콜롬비아의 엘 파라이소(El Paraiso) 농장과 거래를 해왔는데요. 이곳은 와인 산업에서 사용되는 발효 설비를 도입해 커피의 무산소 발효를 정밀하게 컨트롤하는 농장입니다. 엘 파라이소에서 생산한 원두는 굉장히 이국적인 향미를 지녔는데요. SPC그룹이 수년간 테스트한 결과, 매년 균일한 품질의 원두가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PC그룹은 지난 2019년, 엘 파라이소 농장과 협업해 특별한 무산소 발효 커피를 개발했는데요. SPC 식품생명공학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토종 효모와 유산균, 그리고 농장의 가공 노하우가 합쳐진 결과물인 셈입니다. 농장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3가지 원두는 현재 파리바게뜨와 패션5, 커피앳웍스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무산소 발효 커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세요!
향긋한 커피 한 잔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이들의 노력을 통해 만들어지는 한 잔의 커피
Q. 커피 한 잔이 완성되기까지 어떤 과정들을 거치나요?
커피 한 잔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이들의 노력이 투입됩니다. 먼저, 농부가 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어요. 잘 익은 커피 열매를 수확해 선별한 뒤, 이것을 세척/발효해 과육을 제거하고 건조하는 일까지 담당합니다. 이 과정에서 하나만 잘못되더라도 커피의 맛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요. 이렇게 생산된 생두가 커피 소비국으로 수출되면, 다음으로는 로스터들이 원두의 특성에 맞게 원두를 적절히 로스팅해 우리가 아는 갈색의 원두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맛있게 추출하면 비로소 한 잔의 커피가 완성됩니다.
지금까지 커피에 대해 궁금했던 내용들을 자세히 짚어봤는데요. 일상 속에서 언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커피이지만, 그 한 잔의 행복을 완성하기 위해 정말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 나눠본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커피의 매력을 차근차근 더욱 깊이 있게 경험해보시길 바라며, 곧 찾아올 먹과사전 제2화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